
국가도시공원 제도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 2016년 제정된 법은 오랫동안 사문화돼 있었으나, 최근 개정으로 지정 요건이 완화되고 국비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전국 각 광역시가 ‘제1호 국가도시공원’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 두류공원, 광주 중앙공원, 인천 소래습지, 울산대공원, 세종 호수공원 등 다양한 후보지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할 때, 제1호 국가도시공원은 부산이 돼야 한다.
대구는 두류공원을 앞세워 도심 한가운데 158만㎡의 녹지를 국가적 차원으로 격상시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광주는 중앙공원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시민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인천은 소래습지와 해오름공원을 묶어 해양생태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울산은 울산대공원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해 태화강 국가정원과 함께 ‘공원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세종시 역시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묶어 제1호 지정을 목표로 예산과 조직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각 도시가 저마다의 생태·문화적 자산을 내세우며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제1호’라는 상징성은 단순한 순번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도시공원 추진의 원조는 부산이다. 부산은 제도 도입 이전부터 시민사회가 주도해 국가도시공원 추진의 불씨를 지펴왔다. 28여년 역사의 ‘100만 평 문화공원 운동’은 단순한 녹지 확보를 넘어 도시 생태와 문화적 가치를 국가적 자산으로 격상시키려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왔다. 이러한 민간의 저력은 250여 개 단체가 참여하는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범시민추진본부’로 이어져 강력한 추진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사회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경험과 열정은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부산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행정적 준비 또한 부산은 독보적이다. 전국 최초로 전담 조직인 ‘푸른도시국’을 신설하고 ‘공원도시과’를 승격해 국가도시공원 추진을 위한 체계를 갖췄다. 이는 단순한 행정 편의가 아니라 도시 생태적 가치를 국가적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부산시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낙동강 하구는 철새 도래지로서 국제적 중요성을 지니며, 역사적으로도 부산의 성장과 함께한 공간이다. 이러한 자연·문화적 자산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한다면, 부산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단순히 녹지를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적 기념사업과 생태 보전, 시민 참여가 결합된 새로운 도시공원의 미래를 열 수 있는 것이다.
국가도시공원은 많을수록 좋다. 기후변화 대응과 도시 생태 보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감안할 때, 각 도시가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제1호’라는 상징성은 단순한 순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제도의 원조이자 가장 오랜 시간 준비해온 부산이 그 명예를 차지하는 것이 제도의 정당성과 시민사회의 염원을 존중하는 길이다. 대구, 광주, 인천, 울산, 세종 등 각 도시의 노력은 충분히 의미 있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전부터 시민사회가 주도해온 부산의 사례는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다. 행정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온 준비 과정, 전국 최초의 전담 조직, 그리고 낙동강 하구라는 독보적 생태 자산은 부산을 제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다.
국가도시공원 제1호는 부산이어야 한다. 이는 특정 도시의 이익을 넘어, 제도의 역사와 시민사회의 참여, 그리고 국가적 상징성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다. 이제 국토교통부와 국회가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산을 제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함으로써, 도시와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